‘이바나 헬싱키’ 디자이너 파올라 이바나 수호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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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올라 이바나 수호넨 (Paola Ivana Suhonen)
- 1998년 언니 피루요와 함께 런칭한 핀란드 디자인 브랜드 Ivana Helsinki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
- 헬싱키예술디자인 대학교, 뉴욕필름아카데미, 아메리칸 필름 인스티튜트 졸업자
- 애완동물로 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한 “마우리”라고 하는 개를 키움
- 존경하는 아티스트는 핀란드 작가 겸 감독 Jörn Donner과 미국 싱어송라이터 화이트 스트라이프스(The White Stripes)의 가수 Jack White
-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개와 산책 및 아이스크림 먹기
1. 이바나 헬싱키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파올라 이바나 수호넨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바나 헬싱키”라는 핀란드 브랜드의 디자이너이자설립자예요. 언니하고 같이 이바나 헬싱키를 설립한지 벌써 20년이나 되었네요. 이바나 헬싱키는 일반적인패션 브랜드와 달리 거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디자인 회사와 제작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시작부터 다른 브랜드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 결과 이바나 헬싱키는 슬라브적인 정신과 스칸디나비아, 또는 약간의 아메리카나와 현대적인 빈티지를 결합해서 특유한 이바나 헬싱키의 세계를 이뤄냈어요. 이바나 헬싱키의 세계를 서술하려면 데비잇 린치(David Lynch)와 비요크(Björk)의 만남, 약간 “노르딕 트윈 픽스”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돼요. 제 생각에 이바나 헬싱키를 제일 잘 묘사하는말은 장난이나 부정적인 뜻이 아니라 긍정적인 특유를 의미하는 “Nordic oddity” (노르딕 이상함)란 표현인것 같아요. 이 표현은 제가 만들었어요.
2. 이바나 헬싱키의 브랜드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디에서 비롯되었나요?
20년 전 이바나 헬싱키를 설립했을 때 다른 핀란드의 패션 브랜드는 불어나 이탈리아어처럼 들리는 이름을원했어요. 하지만 저희는 이와 다르게 핀란드와 북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름을 선택하고 싶었죠. 그래서 이바나 헬싱키의 “이바나”는 제 이름에서 비롯되었어요. 제 할아버지의 성함 “이반”을 따서 왔는데 조금슬라브적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를 사용해 핀란드와 북유럽의 디자인임을 나타내고자 했어요.
3. 북유럽 국가 중에서 파리∙ 뉴욕 패션 위크 둘 다 참가한 적이 있는 브랜드는 이바나 헬싱키밖에 없어요. 어떤 느낌인가요?
두말할 필요 없이 정말 기분이 좋았죠! 이바나 헬싱키는 핀란드 패션 역사의 일부분으로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일은 제 일생에서도 아주 중대 사건이었어요. 어떤 밴드가 드디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나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라 생각하면 공감이 되실 거예요. 굉장한 업적이었죠!
4. 이바나 헬싱키는 봄-여름과 가을-겨울 시즌 컬렉션을 내놓는 보통의 패션 브랜드와 다르게 매년 1년 동안 지속되는 새로운 테마를 골라요. 또한 생산되는 상품의 양도 줄이며 의류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상품, 이벤트, 요가 수업 같은 무형의 상품도 판매돼요.
저희는 연초에 새로운 테마를 결정하고 그 테마를 적용한 신제품이 매주 3개씩 나와요. 제품 중에 옷과 액세서리도 있지만 행사도 있고 요리 수업이나 사진 워크샵 같은 서비스도 있어요. 예를 들면 한여름엔 예쁜 꽃무늬 원피스, 아버지 날이 다가오면 남성용 셔츠나 가디건, 날씨가 쌀쌀한 가을이 되면 두툼한 코트와 손으로 짠 모자가 출시돼요. 이러한 이유는 사람들이 유형의 제품만을 위해 소비한다기보다 경험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돈을 쓰는 사회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하자면 물질에서 얻는 쾌락보다 정신적인 쾌락이 더 중요해지고있다는 거죠. 이런 사회 추세와 더불어 제 개인적인 이유도 있어요. 이 세계는 점점 물건들로 가득 채워지고있는데 이것을 막기 위한 제 역할을 꼭 하고 싶었거든요. 옷이 단순한 물건에 그치지 않고 가치가 있는 소중한 것으로 생각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신제품을 많이 출시하려고 하기보단 의미가 있는 제품과 예술품처럼가치가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5. 2017년의 주제는 “Animal Rights” (동물의 권리) 인데요. 이 테마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나요?
Animal Rights는 2017년 1월에 론칭한 이바나 헬싱키의 첫 번째 연간 테마예요. 저는 청소년일 때부터 동물의 권리에 정말 많은 관심이 있었어요. 동물의 권리는아주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동물의권리를 꼭 한번 디자인을 위한 영감으로 이용하고 싶었죠. 사실 이제야 비로소 이 주제를 꺼내 들어 좀 놀라웠어요. 저에겐 아주 중요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요즘 이전보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져서 2017년이 알맞은 때인 것 같아요.
저는 동물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하는 노력이 사회 발전의 다음 단계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100년 전에 노예제도가 폐지됐고 그 다음으로여성의 인권이 그 다음엔 성 소수자의 인권 등 큰 발전들이 차례차례 이뤄졌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다음 단계는 바로 동물의 권리 보호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이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에 저는 아티스트로서 사회의 잘못을 대중들이 바라볼 수 있게 하고싶어요.
6. 내년의 주제에 대해서 뭔가 밝힐 수 있을까요?
내년의 테마는 “Amber, shells and stones” (호박, 조가비와 돌) 일 거예요. 테마의 요점은 ‘영원한 것’ 이에요.돌, 조가비, 호박도 비슷해요. 특히 저는 예전부터 돌과 호박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어렸을 땐 속에 벌레가있는 호박 장신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을 보면 1백만 년 전을 되돌아보는 느낌이 들어 너무 신기했어요.
7. 왜 디자인을 하게 됐나요?
저는 원래부터 아주 창의적인 편이었어요. 어렸을 때도 모험과 이야기를 하는 것에 관심이 아주 많았고 구체적으로 제 두 손으로 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했어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는 의류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이셨는데, 그 덕에 저와 제 언니도 패션계를 잘 알게 되었죠. 저는 청소년 때 세미프로 스노보드 선수였어요.그러다 제 스노보드 옷을 직접 만들어볼 기회가 생겼었죠. 스스로 옷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본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이 일을 계기로 장래 희망과 계획을 생각할 때 헬싱키 예술 디자인 대학교에 지원 해야겠다 결심하게 되었죠. 이바나 헬싱키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직도 패션 자체에는 그렇게 큰 흥미는 없어요. 저는 옷을 디자인하는 것보단 이야기를 불어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품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관점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이바나 헬싱키의 제품을 단순히 제품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바나 헬싱키 브랜드 세계에서부터의 기념품이라고 불러요.
8. 디자인 할 때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요?
저는 보통 자기에게 소중하거나 감동을 주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요. 또 어린 시절의 추억도 자주 이용하곤해요. 제가 생각하기에 디자이너를 ‘그물’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디자이너가 살다 보면서 그물처럼 주변에 있는 것들 중에 재미있거나 매력적이거나 짜증나는 것을 잡아 디자인으로 만들기 때문이죠. 사실 패션의 유행을 따르는 것은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요. 하지만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하고 싶은 이야기예요. 당시에 인기 있는 실루엣이나 천을 생각하지 않죠. 그리고 나서 이야기를 잘 상징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보고 이 상징을 사용해 프린트를 창조해내요.그 다음에야 색깔과 자제, 그리고 실루엣과 디자인에 집중하죠. 예를 들면, 디자인하는 내내 동물의 권리를상징하는 이미지는 동물보호소에 있는 개, 입양한 반려견, 송곳니와 개의 발자국이 됐어요. 디자인을 하면서 슬럼프에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항상 적어도 20개 이상의 이야기를 준비해두고있거든요. 그렇게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편이에요.
9. Animal Rights 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테마 콘셉트가 출시됐던 론칭 이벤트와 거기서 나온 동물의 권리 성명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Animal Rights는 첫 번째 연간 테마였기에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그 성명서가 새로운 컬렉션 뿐만 아니라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와 제가 영감을 받은 많은 것들도 소개하고 있어 아주 소중한 것이에요. Animal Rights의 하이라이트죠. 유형의 제품 중에서는 저희의 반짝거리는 Animal Rights 스팽글 프린트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고전적인 호피무늬인데 좀 더 깊게 보면 숨겨둔 “Animal Rights” 글을 찾을 수 있어요. 한마디로 이바나 헬싱키의 조금은색다른 기분을 잘 나타내는 프린트라고 할 수 있죠.
10. 디자이너로서 갖고 있는 철칙이나 소명이 있나요?
첫 번째는 디자이너의 개인적인 세상과 관점의 중요성 이에요. 저는 때로 작가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제가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데, 이때 연필 아니라 옷과 제품으로 글을 쓰는 거예요. 두 번째 중요한 것은 모험이라고 생각해요. 끝없는 모험. 저는 디자이너로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새로운 자재와모델을 골라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고객들에게 늘 특별한 제품과 경험을 주고 싶기 때문이죠. 마지막은 누구든 이바나 헬싱키 옷을 입었을 때 항상 “Ihana!” (멋지다! 예쁘다!)라는 칭찬을 들으면 좋겠어요. “Ihana”는 핀란드어인데 아주 예쁘다는 뜻과 동시에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이바나 헬싱키의 분위기를 아주 잘 표현하는 단어죠!
11. 한국에서는 어디에서 이바나 헬싱키를 만날 수 있나요?
이바나 헬싱키가 한국 여정을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우리 브랜드를 알고계셨어요. 특히 작년과 올해에는 한국에서 이바나 헬싱키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죠. 2016년에는 핀란드 대사관이 개최한 Finnish Lifestyle Goes Korea와 Finland Fashion Week 팝업 스토어 이벤트에여러 핀란드 디자인 브랜드들과 함께 참가 했었고, 2017년 4월에 개최했던 핀란드 라이프스타일 & 디자인페어에도 참가해 이바나 헬싱키의 신제품과 세계관을 한국 고객들에게 소개했어요. 페어 이외에도 다양한유통망을 활용해 이바나 헬싱키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선보이고 있죠. 그리고 최근엔 본격적 으로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의 브랜드 매니지먼트 전문회사 비엠지글로벌 (www.tbmg.co.kr)과 계약을체결했고, 상품 개발 외에 이바나 헬싱키 설립 20주년 기념 패션쇼 및 전시회 등 다양한 무형의 서비스 사업도 함께 기획 중이랍니다.
더 다양한 행사와 다른 이바나 헬싱키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12. 핀란드와 핀란드의 문화는 이바나 헬싱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가장 큰 특징은 자연 이에요. 핀란드의 디자인에서 자연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이바나 헬싱키의 제품에서도자주 등장해요. 저는 어렸을 때 걸스카우트에 참가하기도 했고 원래부터 자연과 계절을 정말 좋아했어요. 저에게 있어 자연은 아주 중요한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이바나 헬싱키에는 “Herbario”라는 꽃무늬도 있고 사슴 무늬도 있고 곰과 올빼미가 숨겨져 있는 프린트도 있어요. 조금 더 섬세한 면으로 들어가면 핀란드 자연에서 빛으로 가득한 백야도 볼 수 있고 겨울의 칠흑 같은 어둠도 있는데, 있죠. 이런 것들 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고 있어요.
13. 핀란드와 북유럽의 디자인은 매우 세련되고 특별하다고 해요. 왜 그런가요?
핀란드 디자인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기반으로 두고 있어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1950년대에 시작된 낭만주의의 세련되지 않고 장식으로 가득 찬 스타일을 반대했던 현대주의와 기능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죠. 때문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간단하고 매끄러운 선이 특징이에요. 이러한 특징이 핀란드 디자인에서도 나타나고 있어요. 하지만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디자인과 달리 핀란드 디자인에는 약간 슬라브족의 영향도들어있어요. 제 생각에 핀란드 디자인은 스칸디나비아의 디자인보다 조금 더 장식의 디테일도 있고 시골티도 나면서 러시아 차르의 화려함도 보이는 것 같아요.
14. 이바나 헬싱키의 고향은 헬싱키인데, 전 세계에서 유명해요. 여행을 많이 가나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나요?
어린 시절부터 해외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 가 본 적은 없어요. 이전에 공부를 하면서5년 동안 미국에서 살았고 일하면서도 여행을 자주 가요. 이바나 헬싱키 업무 말고 개인적으로 여행가면 보통 장거리 도로 여행을 즐겨요. 도로 여행은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아프리카에 여행을 많이 갔는데, 제 꿈은 아프리카 전역을 돌아다니는 거예요.
15. 이바나 헬싱키는 예쁜 원피스부터 다큐멘터리와 어린이 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해요. 또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요?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두 밴드에서 연주도 하고 있어요. 그 정도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죠. 그래서 이바나 헬싱키가 다른 아티스트에게 작사, 작곡도 하고 프로듀싱도 하고 전체적으로 음악을 만든 제작사도 되면 좋겠어요. 제 또 다른 꿈은 시집을 쓰는 거예요. 그런데 시를 쓰는 것이 가사를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렇게 놀라운 꿈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바나 헬싱키가 새로운 분야에 진출한다 해도 패션과 영화제작, 새로운 행사를 기획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건 오래된 것을 대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바나 헬싱키의 세상을좀 더 넓혀나가기 위함 인걸요.
16.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일까요?
위에 말했던 대로 다음에 가장 중요한 단계는 음악 이에요. 하지만 저는 음악보다 더 큰 꿈도 있긴 한데.. 평생 동안 지속되는 도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에요. 언제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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